2007년 05월 12일
20억광년 떨어진 곳에서 날아온 별빛..
우리가 흔히 별을 본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만..
하늘에 있는 볼거리는 단순히 별 그 자체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딥스카이'라고 불리는 대상들에는 별들이 조밀하게 공처럼 모여있는 모임(구상성단),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별들이 성글게 모여있는 모임(산개성단), 별이 되기 전에 별을 만드는 가스들이 진하게 모여있는 부분(성운), 혹은 별이 그 수명을 다해 죽어가고 있는 모습(행성상성운, 초신성 잔해)과 같이 다양한 대상들이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이런 대상들은 지구로 부터 가깝게는 수십광년, 혹은 수백광년, 멀다고 해야 수천광년이나 수만광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저 희미하고도 반짝이는 대상들은 수십년전에서 수만년전에 그 곳을 떠나 지금에서야 지구에 도달하여 망원경을 통해 우연찮게 내 눈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이런 대상들은 멀다고 해도 대부분 우리들의 고향 은하(은하수) 안에 속한 대상들입니다. 그러나 제가 특히나 즐겨보는 은하들은 그 하나하나가 우리들이 여름밤에 볼 수 있는 은하수와 같은정도의 수천만개의 별들이 모여있는 커다란 집단입니다. 그런 커다란 집단이지만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무지하게 작고 희미하게 보이죠. 그만큼 멀리 떨어져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광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것은 우리 은하의 각 부분에서 발산되는 전파를 이용해서 측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은하는 이 부근에서는 22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와 더불어 꽤 큰 축에 드는 은하입니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 그리고 삼각형 자리 나선은하 (M33) 정도가 큼직한 은하이고 나머지는 작은 규모의 난장이 은하들이지요. 그 밖에 가까운 곳에 있는 은하가 큰곰자리의 M81로 약 800만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 사진출처 : http://www.astropix.com/HTML/C_SPRING/M81_M82.HTM
이런 식으로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볼만한 우리 은하 외부의 다른 이웃은하들은 수백만광년에서 수천만광년 정도 떨어진 거리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즐겨 찾아보는 은하들은 이런 거리에서 날아온 빛덩어리들이지요.. 망원경의 시야에 보이는 저 작고 희미한 은하가 수천만광년 거리에 떨어져있으며 저 빛이 제 눈에 오기까지 그러한 시공간의 도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실감하실 수 있나요?
더욱 극적인 것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은하들 중에서도 우주의 초기에 만들어진 은하들은 이보다도 먼 곳에 떨어져있으며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밝게 빛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이런거리에 있는 대상들은 너무나 멀리 있기 때문에 보통의 망원경으로는 어떤 특징적인 구조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보통의 별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 하나의 별이 아닙니다.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의 은하지요.. 그럼에도 별처럼 보인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런 대상에 준성(준항성 전파원:QUASi-stellAR radio sources의 준말로 흔히 Quasar라고 부릅니다.)이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이 준성들 중 가장 밝고 유명한 대상이 처녀자리에 있는 3C273 이라는 대상입니다.
망원경으로 보면 13등급의 평범한 별처럼 보이는 이 대상입니다. 비유하자면 이제는 행성에서 물러난 명왕성정도의 밝기이고 명왕성을 보는 느낌이 이럴 것입니다. 하지만 명왕성은 고작 우리로부터 6광시 떨어진 곳에 있는데 비해 이 3C273은 무려 20억광년 떨어진 곳에 있지요.. 이 엄청난 스케일을 여러분은 실감하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이 대상을 제 12인치 반사 망원경을 이용해서 본 적이 있습니다.
주변의 처녀자리 은하단을 감상하다가 이 영역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지요.. 처음 본 인상은 그저 평범한 이중성과 같이 보였습니다.
주변의 별 배치는 마치 카시오페이아를 닮았고 한 가지 다른 점은 카시오페이아 자리의 중간에 위치한 별이 여기서는 이중성과 같이 보였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이 중성처럼 보이는 별 중에 하나는 진짜 별이지만 하나는 별이 아니라 이 3C273이라는 녀석이었지요..
* 사진 출처 : http://seds.lpl.arizona.edu/~spider/spider/Misc/3c273.html
생각보다 평범한 녀석이라는 감상이후에 바로 느껴진 것은 엄청난 시공간의 압박이었습니다.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았죠.. 성도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내가 보고 있는 녀석이 진짜로 20억년 전의 별빛이라는 것을 실감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도 수천만광년 떨어진 곳의 별빛을 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릅니다. 이 것은 무려 20억년전의 별빛이니까요.. 그 당시 지구 상에는 아마 생명체들이 간신히 형체를 갖추기 시작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거리를 달려서 온 별빛은 그 생명체의 후예일 제 눈으로 때 맞춰 빨려들어온 것이지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전율이 느껴집니다.
그 날 밤에 온몸에 오한이 돋았던건 꼭 그날이 추워서 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그 20억년을 달려온 별빛과 다시 조우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만남을 저는 기다립니다..
늘..처음의 설레임을 간직하는 내가 되길...Mizar
하늘에 있는 볼거리는 단순히 별 그 자체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딥스카이'라고 불리는 대상들에는 별들이 조밀하게 공처럼 모여있는 모임(구상성단),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별들이 성글게 모여있는 모임(산개성단), 별이 되기 전에 별을 만드는 가스들이 진하게 모여있는 부분(성운), 혹은 별이 그 수명을 다해 죽어가고 있는 모습(행성상성운, 초신성 잔해)과 같이 다양한 대상들이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이런 대상들은 지구로 부터 가깝게는 수십광년, 혹은 수백광년, 멀다고 해야 수천광년이나 수만광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저 희미하고도 반짝이는 대상들은 수십년전에서 수만년전에 그 곳을 떠나 지금에서야 지구에 도달하여 망원경을 통해 우연찮게 내 눈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이런 대상들은 멀다고 해도 대부분 우리들의 고향 은하(은하수) 안에 속한 대상들입니다. 그러나 제가 특히나 즐겨보는 은하들은 그 하나하나가 우리들이 여름밤에 볼 수 있는 은하수와 같은정도의 수천만개의 별들이 모여있는 커다란 집단입니다. 그런 커다란 집단이지만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무지하게 작고 희미하게 보이죠. 그만큼 멀리 떨어져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약 10만광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것은 우리 은하의 각 부분에서 발산되는 전파를 이용해서 측정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은하는 이 부근에서는 22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와 더불어 꽤 큰 축에 드는 은하입니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 그리고 삼각형 자리 나선은하 (M33) 정도가 큼직한 은하이고 나머지는 작은 규모의 난장이 은하들이지요. 그 밖에 가까운 곳에 있는 은하가 큰곰자리의 M81로 약 800만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볼만한 우리 은하 외부의 다른 이웃은하들은 수백만광년에서 수천만광년 정도 떨어진 거리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즐겨 찾아보는 은하들은 이런 거리에서 날아온 빛덩어리들이지요.. 망원경의 시야에 보이는 저 작고 희미한 은하가 수천만광년 거리에 떨어져있으며 저 빛이 제 눈에 오기까지 그러한 시공간의 도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실감하실 수 있나요?
더욱 극적인 것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은하들 중에서도 우주의 초기에 만들어진 은하들은 이보다도 먼 곳에 떨어져있으며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밝게 빛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이런거리에 있는 대상들은 너무나 멀리 있기 때문에 보통의 망원경으로는 어떤 특징적인 구조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보통의 별처럼 보이지요.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 하나의 별이 아닙니다.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의 은하지요.. 그럼에도 별처럼 보인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런 대상에 준성(준항성 전파원:QUASi-stellAR radio sources의 준말로 흔히 Quasar라고 부릅니다.)이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이 준성들 중 가장 밝고 유명한 대상이 처녀자리에 있는 3C273 이라는 대상입니다.
망원경으로 보면 13등급의 평범한 별처럼 보이는 이 대상입니다. 비유하자면 이제는 행성에서 물러난 명왕성정도의 밝기이고 명왕성을 보는 느낌이 이럴 것입니다. 하지만 명왕성은 고작 우리로부터 6광시 떨어진 곳에 있는데 비해 이 3C273은 무려 20억광년 떨어진 곳에 있지요.. 이 엄청난 스케일을 여러분은 실감하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이 대상을 제 12인치 반사 망원경을 이용해서 본 적이 있습니다.
주변의 처녀자리 은하단을 감상하다가 이 영역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지요.. 처음 본 인상은 그저 평범한 이중성과 같이 보였습니다.
주변의 별 배치는 마치 카시오페이아를 닮았고 한 가지 다른 점은 카시오페이아 자리의 중간에 위치한 별이 여기서는 이중성과 같이 보였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이 중성처럼 보이는 별 중에 하나는 진짜 별이지만 하나는 별이 아니라 이 3C273이라는 녀석이었지요..

생각보다 평범한 녀석이라는 감상이후에 바로 느껴진 것은 엄청난 시공간의 압박이었습니다.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았죠.. 성도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내가 보고 있는 녀석이 진짜로 20억년 전의 별빛이라는 것을 실감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습니다. 평소에도 수천만광년 떨어진 곳의 별빛을 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릅니다. 이 것은 무려 20억년전의 별빛이니까요.. 그 당시 지구 상에는 아마 생명체들이 간신히 형체를 갖추기 시작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거리를 달려서 온 별빛은 그 생명체의 후예일 제 눈으로 때 맞춰 빨려들어온 것이지요..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전율이 느껴집니다.
그 날 밤에 온몸에 오한이 돋았던건 꼭 그날이 추워서 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그 20억년을 달려온 별빛과 다시 조우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만남을 저는 기다립니다..
늘..처음의 설레임을 간직하는 내가 되길...Mizar
# by | 2007/05/12 00:15 | Astro Column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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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지금은 주무실 시간? ^^; )
과거라도 실감할 수 있는 과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과거가 있지요.. 20억년은 실감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시간이에요..
언젠가 그 절절한 느낌을 함께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굉장히 묘한 기분에 빠져요^^
그래도 별이라는 존재로 우리는 잠시 그러한 느낌을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겠지요..
실감하지는 못하더라도 말이지요..
사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별들은 그 별빛이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미 저 하늘에서 오래전에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달리 이야기하면 10억광년 떨어진 별이 지금 사라져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지요. 10억년 뒤에 그 별빛이 사라지는 순간을 아마 볼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이 비록 우주에 비해 그 스케일은 작디 작지만 그래도 그 지혜의 힘으로 여러가지의 것들을 알 수 있게 되었지요.. 자만할 일은 아니지만 사실 대단하다고 말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곳은 그런 인간들이 살고 있는 유일한 행성인 지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