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망원경 제작에 대한 단상..

망원경을 가지고 싶어하는 많은 분들이 천체망원경의 자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형적인 자작 반사망원경입니다. 망원경의 반사경을 자작하고 PVC로 만든 경통을 나무로 만든 경위대에 얹은 그런 형식이지요. 10여년전만 해도 실제 저런 식의 망원경이 많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 사진출처 : 선두천문대 홈페이지

지금으로부터 10년전만해도 망원경을 지금처럼 손쉽게 살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몇몇 망원경을 수입하는 회사들이 있긴했지만 가격대는 매우 비싸고 관심이 있다고 해도 무턱대고 지르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지요. 예를 들어 저희 동아리에서 93년에 구입했던 일제 겐코 80mm 베타플라즈마 굴절적도의의 가격이 그 당시 수입 판매가로 150만원이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대학교 한학기 등록금에 필적하는 가격이었으니까요.

저 역시 처음 제 자신의 망원경에 대해 생각했을때 당연하게도 망원경의 자작을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망원경을 자작하기 위해서는 반사경까지 직접 손으로 깎는 것을 포함, 모든 부분을 손수 자작하는 방법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반사경과 사경, 접안부등의 주요 부품은 구매를 하고 나머지 부품을 자작해서 망원경을 만드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노력이 많이 들지만, 투자할 수 있는 돈이 많이 부족할 때 선택되는 방법이었고 후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검증된 광학성능의 대구경의 망원경을 어느정도의 금액을 투자해서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렴한 망원경(옥션이나 백화점형 싸구려 망원경제외)이 다수 보급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돈이 없기 때문에 시도하는 망원경 자작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상대적으로 예전에 비해 수요도 늘어났고 중국산 망원경(의외로 광학성능은 괜찮습니다.)의 도입으로 가격대도 예전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망원경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망원경을 자작하는 것이 망원경을 구입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투자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왼쪽의 사진은 구경 6인치의 저렴한 중국제 망원경의 모습입니다. 요즘은 이런 정도의 망원경을 10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자작을 시도한다면 이런정도 가격으로 이만한 망원경을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실은 개인적으로는 망원경 자작에 대해 요즘은 그다지 흥미를 가지고 않습니다. 이미 저는 제 목적에 충실하게 부합되는 망원경들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망원경 자작시도의 경험이 있는 저로써는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지도 익히 잘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단지 돈이 없어서 자작을 한다라는 관점에 대해서는 요즘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더 싼 가격에 얼마든지 쓸만한 망원경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아직도 망원경의 자작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면 이유는 한가지일겁니다. 그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손길이 들어간 세상의 유일한 망원경을 갖게 된다는 느낌때문이겠지요.. 자기 손으로 모든 것을 만든 망원경은 비록 시판되는 망원경보다 전체적인 성능은 떨어진다고 해도 분명 자신에게는 소중한 것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에 맞는 망원경을 한번쯤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이 되네요..


늘..처음의 설레임을 간직하는 내가 되길...Mizar

* 본 포스트가 제 얼음집에 올려진 900번째의 포스트군요..^^ 열심히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by Mizar | 2007/07/30 14:16 | Astro Column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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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퍼렁어 at 2007/07/30 14:46
저는 망원경 보다는 자작 삼각대가 구미가 당기더라구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07/30 15:23
아 저정도 스팩에 100만원이 되지 않는다면... 역시 중국제네요. 그런데 확실히 예전의 사회주의 국가의 광학제품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부위의 부실함이 드러나는 것이겠죠. 처음 사진을 보면서 '아 선두네'란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네요.^^ 겐코 베타플라즈마라... 당시에는 상당한 꿈의 제품으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다카하시에 치여서...
Commented by Mizar at 2007/07/30 15:55
시퍼렁어님// 자작삼각대라.. 아무래도 망원경에 관심이 없으시다면 그러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삼각대도 역시 저렴하게 많이들 팔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Mizar at 2007/07/30 15:57
꼬깔님// 중국제라고 무시만하긴 뭐한게 의외로 괜찮은 물건들이 많습니다. 다른 곳이 부실하다기보단 워낙 인건비가 싸고 대량으로 생산해서 그런것이겠죠. 중국산망원경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많이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첫 사진은 예전에 있었던 선두천문대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자작관련 사진이 많이 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겐코사에서 만든 망원경 중에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게 베타플라즈마입니다. 상당히 잘만들어졌고 밸런스도 좋은 망원경이었지요. 그럼에도 금새 단종이 되어버려서 아쉽게 느껴집니다.
Commented by 박코술 at 2007/07/30 16:44
예전에는 동대문 근처 어딘가가 광학기기 전문점이 많았던 듯합네다.
손재주 좋은 친구 놈이 환등기를 자작한다고 해서 소년잡지에서 알아낸 곳에
같이 간 적이 있디요. (당시엔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곧 까먹었디만.)

근데 이 글을 읽다 보니 문득 자작에 대한 충동이 생기누만요.
말씀처럼 '돈이 없어서 자작'이 아니라,
저는 뭔가 만들어 본다는 것에 참 많은 유혹을 느끼니까요.
하지만 손재주는 상당히 딸려서리, 그 흔하던 조립식 전차(리모콘 전후좌우식)도
제가 만들면 어째 제대로 작동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네다. 크학학!
눈썰미는 대단한데 손썰미가 소단한 듯...

기래서리 결국 이런 말을 남겼디요.
"기술은 똑같은 걸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것이요,
예술은 똑같은 걸 두 번 다시는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변명이긴 하디만 맞는 말인 듯합네다.
사실상 똑같이 복제를 한다면 이미 예술이 아니디만요.


아, 기나저나 나듕에 주머니 여건이 되면 늦게라도 관측을 시작해 보고 싶다는
충동을 이 글을 통해서 받았습네다.
너무 깊이 파고들 것도 없고, 그냥 가벼운 취미로 하면 되니낀.
(근데 저는 몰입도가 엄청나서 뭔가 하나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는 게 문제.)
아무튼 오래 전에 접었던 생각인데 다시 빛이 보이누만요. 덕분에.
Commented by Mizar at 2007/07/30 19:23
쥬신님// 넵.. 그 쪽으로 망원경 자작용 부품을 사러 가는 사람들도 있었죠. 파인더 스코프제작용 중고 쌍안경을 사러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자작은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긴한데;; 노력이 많이 듭니다.; 일단, 손재주도 손재주지만 돈도,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그런 것들을 극복해야 아무래도 자신의 망원경을 만드는데 성공할 수 있겠지요..^^;
중간에 해주신 말씀은 의미심장하네요.. 저는 아무래도 공학적인 마인드를 바탕에 깔고 있는지라 개인적으로는 예술보다는 기술쪽에 더 관심이 있지만요...

아.. 쥬신님께서 관측을 하시고 싶다는 충동을 이 글을 통해 받으셨다니 기쁩니다..;
그런데 별보기 자체도 중독성이 은근히 강한 매니악한 분야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루는 것들이 주로 그런 냄새를 풍기는 것들이지요..;ㅅ;
Commented by 제니 at 2007/07/30 22:33
오옷 900... 대단하세요!!!!!!
Commented by D-cat at 2007/07/30 23:58
900!!추커추카!!>ㅅ<축하해요.
Commented by Mizar at 2007/07/31 00:36
제니님//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07/31 00:37
D-cat님// D-cat님도 감사드려요.. 언제 덧글 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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