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을 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련글 : 망원경, 그리고 아마추어 천문에 관한 추억 (1) (by 꼬깔님)

꼬깔님께서 오늘 올려주신 꼬깔님의 개인적인 아마추어 천문 이력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야 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저와는 달리 일찍부터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알고 계셨었군요..^^

그런데 꼬깔님의 글을 보다보니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달 이외에 태양을 직시법으로 관측했고, 흑점이란 녀석을 처음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몇 년 후에 있었던 20년 만의 일식이란 것을 볼 때 이 선글라스를 이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비교적 찾기 쉬었던 금성의 위상변화를 관측했었답니다.

그러나 천체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상황인지라 행성은 '금성'을 제외하고는 관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2년여가 지났고, 형은 이런 것에 시들해졌습니다.

- 꼬깔님의 포스트에서 발췌..

꼬깔님의 형제분이 함께 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드디어는 천체망원경(물론 조잡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겠습니다만..)을 구입하기까지 이르렀는데도 오히려 형님되시는 분은 천문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점은 초보자 여러분에게 굉장히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아니 망원경이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중요한 점은, 많은 분들이 의욕에 앞서 망원경을 구입하는데에만 중점을 두지 그 망원경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기껏 망원경을 샀는데 달을 한 번 들여다보고, 태양의 흑점을 관측하고 몇몇의 행성을 보고 나니 더 이상 볼 수 있는게 없게 된 것이지요. 눈에 보이는 것들을 다보고 났더니 이제 뭘 봐야 할지 모르는 이런 현상은 요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망원경의 가격이 예전보다 저렴해졌다고는 해도 그래도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그런 비용을 단지 태양하고 행성 몇 개만을 보기 위해 지출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참 허무하지 않겠습니까..?

망원경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볼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볼 수 있는가?'입니다. 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게 되지요.

1) 관측가능한 대상의 리스트 (천체관측입문서 혹은 참고서적)
2) 정밀한 성도(별지도)

이 두 가지가 없으면 망원경이 있어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어찌어찌해서 망원경을 구할 수 있었던 분들도 이것이 없기 때문에 망원경을 썩히는 분들이 부지기수이지요.
1)번은 망원경으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가르쳐줍니다. 현재 가지고있는 망원경으로 어떤 대상을 볼 수있는지를 알아야 무엇을 보겠다고 하는 목표가 생기게 되지요. 그리고 2)번의 성도는 그것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성도는 가급적 정밀할 수록 좋습니다. 흔히 망원경은 좋은 것을 쓰면서 성도는 별자리를 찾을 때나 쓰는 별자리판, 혹은 4등급까지의 별들과 별자리의 형태만을 간신히 알 수 있는 그런 허접한 성도를 쓰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래서는 도저히 보고 싶은 별을 볼 수 없습니다. 적어도 6등급이상의 별이 나온 성도를 써야 어느정도 망원경을 이용한 별 찾기가 가능해지지요.

저는 망원경으로 별을 보는 것을 낚시운전에 많이 비유해왔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설명이 가능한데 차로 새로운 동네로 여행을 떠나려 한다면 어디가 볼거리가 있는지, 거기에는 어떻게 갈 수 있는지를 알아야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망원경을 통한 별 관측도 바로 그런 것입니다. 만약 꼬깔님과 형제분이 백과사전에서 나온 수준이 아닌 더 괜찮은 관측참고서적과 성도를 가질 수 있었다면 그리 쉽게 별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지는 않았을 거라고 저는 단언할 수 있습니다..

별 관측에 관심을 가지고 망원경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망원경 못지 않게 관측자료나 서적, 그리고 성도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기껏 돈을 들여 산 망원경이 쓸모없게 됨은 물론 여러분이 가졌던 별에 대한 관심도 잃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늘...처음의 설레임을 간직하는 내가 되길...Mizar

by Mizar | 2007/11/18 21:46 | Astro Column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트랙백 주소 : http://nightstar.egloos.com/tb/349096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My Starlight Nig.. at 2007/11/19 15:52

... 잃게 될 수도 있다. 저 개인적으로도 망원경을 급하게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보자들의 열정과 그 성급한 마음은 알고 있지만 사실 앞서의 포스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망원경이 있다고 금방 하늘에 익숙해지거나 베테랑 아마추어 천문인이 될 수있는 것도 아니죠. 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입장이시겠습니까? ... more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7/11/18 23:24
그러고보니 교가 한국에 있을 때 사용한다고 사기는 했지만 막상 좀 시간이 지나서 보니 그냥 내팽겨 놓을 때가 많더라고요. 그런걸 생각해 보니까, 도구보다 우선 중요한게 하고자 하는 의지이고 지식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7/11/19 00:07
빙고~! 분명히 관심은 형이 먼저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나중이었고요. 무엇을 볼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것,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전 추운 옥상에 자주 망원경을 들고 올라갔었고요. 결국 목성과 토성도 제가 찾아서 형에게 보여줬던 기억이 납니다. 미자르님 말씀처럼 망원경이 전부는 '절대' 아닙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11/19 10:27
제갈교님// 망원경도 가지고 계셨군요..그것으로 무엇을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별다른 참고서적이나 성도가 없었다면 많이 활용하지는 못하셨지 않을까합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11/19 10:28
꼬깔님// 일단 하늘에 볼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는지 알아야 보려는 마음도 들게 되니까요.. 넓은 하늘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하나 둘 찾아서 보게 된다면 하세월이기도 하고 그랬다고 해도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면 그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으니까요.;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7/11/19 15:10
이거 왠지 DSLR을 샀더니 사진에 흥미없어졌다- 라는 시츄에이션과 비슷하네요. 사실 그래서 제가 주변으로부터 캐논400D를 빌려서 주리줄창 돌아다닐 수 있는 원인이기도 하지만요;
Commented by Mizar at 2007/11/19 15:15
스칼렛님// 그것도 장난이 아닌 시츄에이션이군요.;; DSLR가격도 만만찮은데;
그런데 실제로 그런 경우라면 중고시장이 활성화(?)되는 현상도 있어서 나쁘지만은 않다더군요..^^;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7/11/19 17:03
미자르님 :: 아니, 망원경은 없었지만 다른 물건을 그렇게 내버려둔 적이 있어서요.(교가 위댓글에서 제대로 말을 안 해서...죄송합니다.) 그렇게 해서 엄마한테 자주 혼났었죠.ㅠㅠ
Commented by Mizar at 2007/11/19 21:52
제강교님// 그렇군요... 다른 물건이라도 사실 이와 동일하지 않겠습니까? ^^
Commented by 주천향 at 2007/11/22 11:59
망원경과 함께, 성도, 조견반, 역서, 천문연감은 항상 함께해야 하는 수어지교의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7/11/22 13:32
주쳔향님// 하드웨어 만큼이나 소프트웨어는 중요한 것이지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