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방법 - 적경과 적위

얼마 전의 일입니다.
밤하늘에 몇개의 별이 반짝거리는 것이 보이더군요. 물론 그 날은 밤하늘이 부옇게 보이고 달도 꽤나 밝은 하늘이기는 했습니다만..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이즈음 저녁 하늘에서 가장 반짝거리는 별인 시리우스였습니다. 그 북동쪽으로는 꽤 멀리 떨어진 곳에 두 개의 별이 보이더군요. 그 중 왼쪽에 있는 것이 사자자리의 1등성인 레굴루스, 그리고 그 오른쪽에 나란히 떠있는 밝은 별은 행성인 토성이지요. 토성 하면 역시 고리를 떠올리시겠죠. 물론 고리는 당연히 맨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2008년 3월 25일, 오늘 서울의 저녁 하늘에서 보이는 토성의 위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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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기에서 옆에 누군가 아는 사람이 있었다면 발걸음을 멈추고 눈에 보이는 별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그 위치를 알려줄 수 있어야겠지요. 하늘에 별이 한 두개 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야 '저쪽의 밝은 별이 토성이야!'라고 말해주면 그뿐이겠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저쪽 아파트보다 한 10여미터 위에 있는 밝은별'이라고 이야기하기도 모호하지요. 그럼 하늘에 떠있는 별들의 위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하늘에 떠있는 별들은 흔히 지상에서처럼 '지금 가리키고 있는 별에서 오른쪽으로 20cm 떨어진 곳'이라는 거리를 이용해서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나 한테는 20cm로 보여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늘에서 위치관계를 나타낼 때는 실제 거리나 길이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두 대상간의 사이각을 표현한 '각거리'를 이용해서 나타냅니다. '저 두 별 사이는 5도각 떨어져있습니다.'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좀더 구체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게 별의 위치를 표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별의 위치를 표기하기 위해서는 기준 좌표계를 설정하고 이를 이용해서 위치를 표시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일단, 많은 분들이 좌표..라고 하면 숫자가 나와서 그런지 굉장히 거부감을 가지시죠. 그러나 좌표란 사실 별로 대단한게 아닙니다. 어떤 곳을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주소가 필요한 것처럼 좌표도 그런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곳을 찾아갈 때 주소를 모른다면 난감한 것 처럼 좌표로 표기되는 별의 위치를 모른다면 제대로 찾을 수가 없지요.

기본적으로 하늘에서 별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서 직접적인 거리가 아닌 각도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하였습니다.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자오선상에서 북점에서부터 동쪽방향으로 잰 방위각(Azimuth)과 지평선에서 별까지의 각도를 잰 고도(Altitude)로 위치를 표현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방위각은 0도 ~ 360도 사이, 고도는 지평선을 0도, 천정을 90도로 그 사이의 값을 갖습니다. 이러한 표현방식을 우리는 흔히 지평좌표(Horizontal System of Coordinates)라고 부르지요. 이런 지평좌표는 관측자가 보고 있는대로 별의 위치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그러나 단점으로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 별의 고도나 방위각이 계속적으로 변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위치를 일정한 값으로 나타낼 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별의 위치를 항구적으로 표시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도입된 방식이 바로 적경(Right Ascensio, R.A.)적위(Declination, Dec.)를 사용하는 적도좌표(Equatorial Coordinates System)입니다. 적도좌표의 기준은 지평좌표에서와는 다릅니다. 적도좌표는 지구의 경도와 위도를 천구로 확장한 것이라고 하면 이해하시기 쉬울겁니다. 즉, 지구의 적도를 천구로 투영한 것이 천구의 적도,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천구로 투영한 것이 천구의 북극과 남극, 그 사이의 간격을 위도로 나타낸 것처럼 적도좌표에서는 적위를 사용합니다. 단, 북위와 남위라는 표현 대신에 천구의 적도를 중심으로 +와 -을 써서 나타낼 뿐이지요. 이렇게 생각하면 참 쉽죠..
적도좌표가 조금 구분 되는 점은 천구에서의 경도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기준점이 다르죠. 지구상의 경우에는 그 기준이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을 0도로 잡고 그 동쪽을 동경, 그 서쪽을 서경으로 표시합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이것 대신에 천구에 존재하는 춘분점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춘분점이란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와 천구의 적도가 만나는 두개의 지점 중에 하나로 그 중에서도 황도가 적도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통과하는 지점을 말합니다. 이 지점을 기준으로 하늘을 0시에서 24시까지 구분하여 표현한 것이 적경입니다. 굳이 적경을 시간의 단위를 써서 부르는 것은 지구의 공전으로 하늘의 별들이 1시간 당 적경 1시 만큼(=15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천체의 적경상에서의 위치는 시간의 단위를 이용해서 표현하면 그 움직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가 있지요.
어쨌거나 하늘 범위를 별 많은 분들이 혼동하시는게 적위는 각도 단위(도, 분, 초)로 부르고, 적경은 시간 단위(시, 분, 초)로 부르는 점인 것 같더군요. 그러나 이 단위들은 기본적으로는 하늘에서의 위치를 나타내는 각거리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1도=60분, 1분=60초, 그리고 적경에서의 1시는 15도에 해당합니다.

대표적인 성도인 Sky Atlas의 모습입니다. 성도 상에서의 별의 위치를 적경과 적위로 표현한 적도좌표로 표기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적도좌표는 지평좌표와는 달리 천체의 위치를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천체의 위치를 나타낸 목록이나 성도에는 이러한 적도좌표를 써서 그 위치를 표기하고 있으므로 별을 찾기 위해서는 적도좌표로 표기된 별들의 위치를 알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어떤 천체에 대해 적경 XX시 XX분, 적위 +XX도 XX분이라는 표현이 있다면 그것은 하늘에서 이 천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표시하는 표현이구나..하고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맨 위에서 보았던 오늘의 토성의 위치는 적도좌표로 표현하면 '적경 10시 22분, 적위 +12도 9분' 으로 나타나지고 토성의 위치를 성도에서 찾으려면 성도 상에서 이에 해당하는 좌표를 찾으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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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처음의 설레임을 간직하는 내가 되길...Mizar

by Mizar | 2008/03/25 12:53 | Basic Astronomy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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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姜滅 at 2008/03/25 15:11
와아...뭔가 그렇게 별의 위치를 재는 거군요...저는 '앗, 저기!'로만 해서;;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5 15:32
姜滅님// 이글에서는 1. 별의 위치는 각도로 표시한다. 2. 별의 위치를 표시하는 방법으로는 적경과 적위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이것으로 성도 상에서 대상을 찾을 수 있다.
.. 정도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너무 구구절절하게 썼더니 덧글이 안달리는..^^;
Commented by 이상한앨리스 at 2008/03/25 17:23
저도 며칠전에 적경, 적위에 대해 궁금해서 공부해봤는데 어렵네요...^^(숫자가들어가서 그런가..) 많이 보면 이해가 갈것 같기도 합니다. Mizar님 글보니까 알아야 할 단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ㅜ.ㅜ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3/25 18:37
수업 가기 전 12시(1시) 쯤에 읽은 거라 (사실 점심 먹기 전이지만 점심 먹고 바로 가서요.) 댓글을 못 달았습니다. -_-;;;

음음, 기준의 되는 별(북극성, 북두칠성 등)들의 좌표를 외워두고 있다면 그래도 찾기는 편하겠는데요. (허나 그 기본을 못 찾고 헤매고 있는...ㅠㅠ) 미자르님 옆집에 사는 페렛(?)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ㅠㅠ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8/03/25 19:49
오..무슨 말인지는 잘 몰라도-_-;; 글 잘 읽고 갑니다. ^^;;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5 20:51
이상한앨리스님// 사실 이거 별게 아닌데, 너무 장황하게 어렵게 이야기했나보군요.;;;
지구 상에서의 위치를 경도와 위도로 나타내는 거와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암튼 쉽게 이야기하는데 내공이 더 필요하겠군요.;;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5 20:53
제갈교님// 사실 눈에 빤히 보이는 별들을 찾기 위해서 좌표를 알고 있어야 할필요는 없습니다.;;
대신에 좌표를 알고 있는 희미한 대상들을 성도상에서 찾을 때는 필요하지요. 그리고 그런 좌표들은 대개의 목록에 수록되어있으니 외우고 말고 할 필요도 없지요.;;
이 글에서는 천체의 위치는 좌표로 표현된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5 20:54
구들장군님// 사실 이런 이야기는 고등학교 지학시간에 나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저는 이런 이야기 그 때는 싫어했습니다;;
Commented by 꼬깔 at 2008/03/25 22:53
지구과학2를 가르칠 때 아이들을 좌절케 하는 트리오가 있으니... 바로 적경, 적위, 그리고 춘분점이랍니다. :) 사실 굉장히 쉬운 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천구에 익숙치 않고 이해보다는 외우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기준점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를 어렵게 하는가 봅니다. :)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5 22:58
꼬깔님// 말씀대로 사실 이건 무지무지 쉬운 개념인데도 어려워하는 감이 있죠. 아무래도 극좌표개념에 생소하기도 할꺼고요.. 한번도 본적이 없는 걸 무턱대고 외울려고 하니까 그런 점도 있을 겁니다. 천구는 커녕 하늘 한번 제대로 쳐다보는 학생들이 드무니 말이지요.;
Commented by 케이리엘 at 2008/03/26 00:09
헤에... 고등학교 때 진저리치던 내용이 이런 거였군요. 왜 이런게 싫다고 고등학교 때는
책을 던져버렸(...)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보면 이렇게 흥미로운데 ;ㅁ;...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6 00:13
케이리엘님// 실은 저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OTL
공부라서 그랬겠지요..아마;;
Commented by 시아 at 2008/03/26 20:47
아앗...헛소리지만, 저 프로그램 전에 쓰던건데 프로그램명을 잊어버렸...[어이!]
랄까 저에겐 얼마전 이야기로군요. 작년까지 지학공부했으니... 'ㅅ'; [식은땀]
Commented by Mizar at 2008/03/26 21:14
시아님// 지학공부를 할 때 플라네타리움 소프티웨어를 사용하셨나보군요..^^
제가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Stellarium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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